강동구 성내동
1. 주차: 매일 밤 벌어지는 서커스 청구아파트 거주 후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대목은 단연 주차입니다. 90년대 초반 설계라 가구당 주차 대수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 퇴근 시간의 압박: 저녁 7시만 넘어도 단지 내 지상 주차장은 이미 만석입니다. 9시 이후에 귀가하면 통로 이중 주차는 기본이고, 가끔은 '내 차를 어디에 뒀더라' 싶을 정도로 구석진 곳에 밀어 넣어야 합니다. • 아침의 풍경: 출근길에 앞 차를 손으로 밀어내는 '아침 운동'이 일상입니다. 겨울철엔 얼어붙은 차를 밀다가 땀을 빼기도 하고, 경사로가 있는 단지는 이중 주차된 차가 밀릴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2. 실내: "의외로 넓네?"와 "아, 춥다" 사이 구축 청구아파트는 요즘 신축보다 전용률이 높아서 집이 시원시원하게 빠졌다는 느낌을 줍니다. • 공간감: 거실과 안방이 정말 넓습니다. 요즘 30평대 거실이 구축 20평대 거실과 비슷해 보일 정도로 평면이 정직합니다. 특히 베란다가 광폭이라 빨래 건조나 짐 쌓아두기에 이만한 곳이 없습니다. • 추위와의 싸움: 만약 인테리어 공사 때 샷시(창호)를 안 바꿨다면 겨울에 꽤 고생합니다. 알루미늄 샷시 사이로 들어오는 황소바람 때문에 거실에서도 수면 바지와 두꺼운 양말이 필수입니다. 중앙난방인 단지라면 내 마음대로 온도를 조절하지 못해 집이 서늘할 때가 있습니다. 3. 소음과 노후화: 세월의 흔적 • 물소리의 공유: 위층에서 화장실 물을 내리면 배관을 타고 내려오는 소리가 아주 선명하게 들립니다. 밤늦게 샤워하는 소리가 옆집처럼 들리기도 하죠. • 녹물 이슈: 수도꼭지에 필터를 달면 며칠 안 가서 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주방, 화장실, 세면대마다 필터 설치는 선택이 아닌 생존입니다. • 엘리베이터: 속도가 느리고 가끔 덜컹거리는 느낌이 날 때가 있어 노후화를 실감하게 합니다. 하지만 관리사무소에서 부품 교체는 꾸준히 하는 편이라 큰 사고는 드뭅니다. 4. 단지 환경: 숲세권 부럽지 않은 조경 • 나무의 힘: 30년 넘게 자란 나무들이 아파트 10층 높이까지 자라 있습니다. 여름엔 단지 전체가 초록색으로 덮여서 산책할 때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신축의 어린 묘목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울창함이 있습니다. • 생활권: 아파트 정문만 나가면 병원, 학원, 시장이 다 몰려 있습니다. 신도시는 인프라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청구아파트는 이미 완성된 동네라 몸 하나는 정말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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