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집입니다. 처음 이 집을 보러 왔을 때, 고지대의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오면서 과연 이곳에 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싶었지만, 집에 들어와 창밖을 바라보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숲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 풍경 하나에 반해 계약했고, 이곳에 작은 미술관 같은 집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집 안 어디에서나 숲을 볼 수 있도록 통창 비율로 샷시를 제작하고, 그 풍경을 중심으로 공간을 하나하나 만들어 갔습니다. 좋은 자재를 사용하고, 작은 틈새까지 꼼꼼하게 기밀 시공해 따뜻하고 쾌적한 집을 만들었습니다. 취향을 타지 않고, 편안하고, 시간이 흘러도 질리지 않는 공간이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완성한 이 집에서 저는 정말 많은 위로와 치유를 경험했습니다. 집 안 어디에서나 계절마다 달라지는 숲을 바라볼 수 있고,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이 집이 참 좋습니다. 다만 출장으로 인해 잠시 다른 곳에서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라, 제가 아끼는 공간을 다른 분께 내어놓으려 합니다. 빌트인 정수기, 냉장고, 일체형 세탁건조기, 천정형 무풍 에어컨 3대, 거실 실링팬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안방의 이불장과 작은방 양옆의 붙박이 수납장도 넉넉하게 마련했습니다. 가전과 수납까지 이 집의 공간에 꼭 맞게 계획했기에, 가능하면 지금의 모습 그대로 두고 가고 싶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색되거나 손상된 부분은 입주 전까지 정성껏 보수해 둘 예정이며, 입주하신 후에도 필요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살피고 관리하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오르기 불편한 언덕 위의 집일 수 있겠으나, 그 언덕을 올라와야만 만날 수 있는 풍경과 고요함이 있는 집 입니다. 숲이 주는 위로를 알고, 공간이 사람의 마음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아는 분이라면 이 집의 가치를 알아보실 거라 믿습니다. 이 집이 삶에 잠시 쉼표가 필요한 분께,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따뜻한 안식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