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거이용원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성거길 146

성거이용원 살아본 후기 1

  • 소음: 1
비둘기 · 목5동 거주 11년차
5년 동안 살았던 집 후기 솔직히 말해서 이 집은 처음 왔을 때랑 지금 떠나면서 느끼는 감정이 완전히 다르다. 처음 이사 왔을 때는 그냥 “아 여기서 사는구나” 정도였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 집 자체가 그냥 생활의 배경이 아니라 내 일상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일단 위치는 꽤 괜찮은 편이었다. 주변에 편의점도 적당히 있고, 밥 먹을 데도 크게 부족하지는 않았다. 막 엄청 번화한 느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조용해서 심심한 정도도 아니고, 적당히 살기 좋은 동네였다. 밤에 돌아다녀도 크게 무섭다는 느낌은 없었고, 그 점은 꽤 마음에 들었다. 집 구조는 처음 봤을 때는 그냥 평범하다고 생각했는데, 살다 보니까 은근히 편한 구조였다. 방 크기도 막 넓진 않지만 혼자 생활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았고, 짐이 늘어나도 나름 잘 버텨줬다. 특히 내 방은 햇빛이 적당히 들어와서 아침에 눈 뜨기 좋았던 게 기억난다. 너무 밝아서 눈부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두워서 답답한 것도 아닌 딱 적당한 느낌. 근데 단점도 분명 있었다. 제일 크게 느낀 건 방음. 진짜 가끔은 옆집 소리가 너무 잘 들려서 내가 지금 혼자 있는 건지 아닌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특히 늦은 밤에 의자 끄는 소리나 발소리 같은 게 들리면 좀 신경 쓰였다. 물론 내가 소리 낼 때도 비슷하게 들렸을 거라 생각하면 서로 민폐였을 수도 있다. 그리고 겨울에는 생각보다 좀 추운 편이었다. 난방을 틀어도 금방 따뜻해지지 않는 느낌이라서, 처음 몇 번은 “왜 이렇게 춥지?” 싶었다. 반대로 여름에는 에어컨 없으면 버티기 힘든 날도 있었다. 단열이 완벽한 집은 아니라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 화장실은 그냥 무난한 수준. 엄청 깔끔하진 않아도 관리만 잘하면 쓸만했고, 크게 불편한 건 없었다. 물 수압도 괜찮은 편이라 샤워할 때 스트레스는 없었다. 다만 환기가 완벽하지 않아서 습기 관리 좀 신경 써야 했다. 이 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사실 공간 자체보다는 그 안에서 보낸 시간들이다. 시험 기간에 밤새 공부하던 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침대에 누워서 폰만 보던 날, 친구들이 놀러 와서 시끄럽게 웃던 날 같은 것들. 그런 순간들이 쌓이다 보니까 그냥 평범한 집이 아니라 “내 집”이라는 느낌이 생긴 것 같다. 이사 나가기 직전에는 이상하게도 별거 아닌 것들이 다 아쉽게 느껴졌다. 평소에는 신경도 안 쓰던 벽지나 창문, 문 손잡이 같은 것들까지 괜히 한 번씩 더 보게 되고, “여기서 꽤 오래 살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평을 하자면, 완벽한 집은 절대 아니었지만 충분히 괜찮은 집이었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분명한데, 그 모든 걸 포함해서 나한테는 꽤 의미 있는 공간이었다. 다시 살라고 하면 고민은 좀 하겠지만, 적어도 후회는 없는 5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