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서산시 예천8로 19
예천8로 19 살아본 후기 1
강가의 녹지길을 걸으며 나는 가방을 두고 온 것을 깨달았다. 일요일이면 마을 외곽의 녹지길 중간쯤에 있는 벤치에 앉아 책을 읽기로 정해져 있었다. 그와 함께 살던 시절에는, 두 사람 분의 샌드위치를 준비해서 소풍 가는 기분으로 나서는 것이 언제나의 습관이었다. 그 습관은 오랫동안 이어져서, 저 나무 아래에서 바람에 불리며 한가롭게 보내는 시간을 좋아했는데. 왜 잊어버렸을까. 가방을 가지러 한 번 집에 돌아가야 할까. 망설이며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나는 길 끝에서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그는 언제나처럼 변함없는 모습으로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집중한 표정으로 책을 읽고 있었다. 머리 위에는 붉은 꽃이 피어 있는 그 나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