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국우동
이 집은 처음엔 그저 ‘머무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하루의 시작과 끝을 온전히 받아주는 공간이 되었다. 좋은 점은 생각보다 분명하다. 큰 소음 없이 조용히 흐르는 시간, 창가에 앉아 있으면 괜히 마음이 느슨해지는 그 여유. 바쁘게 지나간 날에도 이곳에 오면 마치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정리되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아쉬움도 함께 있다. 가끔은 채광이 부족한 날이 이어지면 공간이 조금 무겁게 느껴지고, 생활의 흔적들이 쌓일수록 정리가 쉽지 않다. 편안함이 때로는 나태함처럼 번지기도 한다. 그래도 이상하게, 이 집을 떠올리면 단점보다는 머물렀던 순간들이 먼저 생각난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곳. 이 집은 그렇게 천천히 나에게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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