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로 244

경상북도 구미시 박정희로 244

박정희로 244 살아본 후기 1

헬로 · 오태동 거주 2년차
어릴 적 내가 살던 동네는 사곡동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별것 없던 동네였는데, 그땐 그곳이 세상의 전부였다. 집 앞 골목만 나서도 친구들이 있었고, 이름을 크게 부르지 않아도 “나왔다!” 하면 어디선가 하나둘 모여들었다. 그 골목에서 넘어지고 울다가도 금세 웃고, 또다시 뛰어다니던 모습들이 아직도 선명하다. 사곡동의 하루는 늘 비슷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학교가 끝나면 가방을 대충 내려놓고 밖으로 뛰쳐나가 숨이 찰 때까지 놀았다. 해가 조금씩 기울기 시작하면 “이제 집에 들어가라”는 어른들 목소리가 골목 사이로 퍼졌고,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리던 그 순간마저도 지금은 그립다. 동네에는 늘 우리를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괜히 배고파 보인다며 간식 하나 더 쥐여 주시던 분, 늦게까지 노는 아이들을 걱정하며 창문을 열어 보시던 어른들. 사곡동은 그런 마음들이 자연스럽게 오가던 동네였다. 누군가 아프면 다들 알고 있었고, 좋은 일이 있으면 함께 웃어 주었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또렷이 기억난다. 여름엔 땀에 젖은 채로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었고, 겨울엔 손이 얼어도 눈을 굴리며 집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때의 사곡동은 소란스럽고, 투박했지만 참 따뜻했다. 지금의 사곡동은 많이 달라졌지만, 내 기억 속 사곡동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아무 걱정 없이 웃고 떠들던 어린 시절의 내가 남아 있는 곳. 그래서 가끔은 그 동네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먼저 따뜻해진다. 사곡동은 나에게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추억의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