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나는 88세의 할머니입니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무릎 수술을 받게 되어 용인에 사는 딸 곁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예전에 삼성 직원들이 살던 아파트였다고 합니다. 나이 들면서 복지관에서 공부하던 것도 접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베란다에 꽃을 기르면서 산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밖에도 꽃이 많이 있지만 한겨울은 쓸쓸해서 찬바람 불고 눈 내릴 때 피는 제라늄을 기른답니다. 혼자 사는 나의 겨울은 책이나 TV만 가지고는 너무 황량해서 첫째 조건이 꽃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찾아 집을 찾다가 햇볕이 잘 드는 남향을 찾아 여기까지 흘러왔네요. 내게 보답이라도 하듯 한겨울 눈보라 치는 날에도 우리 베란다에는 눈만 마주치면 웃어주는 제라늄이 1년 내내 피어있답니다. 평생 정원 있는 집을 가지는것이 꿈이었는데 정원 있는 집을 사주겠다던 남편은 약속을 어긴채 먼저 떠났고 남편과 부부 싸움을 하고 베란다에 나와서 눈물 흘리는 것을 보면서 자란 내 화초들은 다 데리고 와서 나와 같이 늙어 간답니다 한 가지 팁이 더 있는데 이 아파트가 복도식이어서 복도에 나가 구름만 보아도 행복을 한 아름 끌어안을 수 있지요 이 아파트가 오래되어 재건축된다고 합니다. 이 행복을 여기놓고 어디로 가야 하나? 걱정이 되는 나는 90을 바라보는 할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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