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고개로 1

서울특별시 관악구 쑥고개로 1

쑥고개로 1 살아본 후기 1

zombie · 서원동 거주 29년차
이곳은 여자친구와 함께 동거하며 지냈던 공간이라, 다른 어떤 집보다도 더 많은 감정과 기억이 담겨 있는 곳이에요. 단순히 생활을 위한 집이 아니라, 서로의 일상을 함께 만들어갔던 시간이 쌓여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어요. 처음 같이 살기 시작했을 때는 모든 게 새롭고 설렜던 기억이 나요. 같이 장을 보고, 집에 돌아와서 요리를 하고, 그렇게 만든 음식을 마주 앉아 먹는 평범한 순간들이 생각보다 훨씬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밖에서 사 먹는 것과는 전혀 다른, 둘만의 시간이 담긴 식사라 그런지 더 따뜻하게 기억에 남아 있어요. 물론 같이 지내다 보면 가끔씩 의견이 부딪히거나 사소한 일로 다투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런 시간들조차도 결국은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싸우고 나서도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다시 웃게 되는 순간들이 반복되면서 관계가 더 단단해졌던 느낌이에요.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집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즐거웠어요. 각자 할 일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 같이 이야기하게 되고, 별거 아닌 일에도 웃게 되는 그런 편안한 분위기가 있었어요. 집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서로에게 가장 편한 장소가 되어갔던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이곳에서의 시간은 일상의 소소함이 얼마나 큰 행복이 될 수 있는지를 느끼게 해준 순간들이었어요. 함께 웃고, 가끔은 부딪히고, 다시 풀어가면서 쌓아온 기억들이 오래 남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집은 그냥 지나간 공간이 아니라, 한 시절의 따뜻한 기억으로 오래 남을 의미 있는 곳이에요.